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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그걸 하려면 제주 땅에 대한 외경심 먼저 가져라”

[이사람] 국내 리조트의 ‘이단’인 ES리조트의 이종용 회장

미디어제주 2014.07.23(수) 2014-07-23조회수 : 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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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리조트의 이종용 회장. 그는 개발에 앞서 제주다움을 생각하고, 제주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개발의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개발을 논할 때 으레 따라오는 건 ‘파괴’라는 단어이다. 그래서 ‘개발이냐, 보존이냐’라는 논쟁이 붙는다. 하지만 ‘개발’이라는 단어엔 ‘보존’보다는 ‘파괴’가 상식이 돼버렸다. 보라, 제주의 땅을. 온갖 것들이 들어와서 개발을 한다고 해놓고는 파괴를 자행하고 있지 않은가.

 

면바지에 베레모. 멀리서 보면 청년 같다. 가까이 다가서도 그다지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올해로 73세인 이종용 ES리조트 회장이다.

 

걸걸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그에게 잘못 걸렸다간 욕을 듣기 십상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방 7개를 내놓으라고 한 것을 거부한 사나이이며, 고인이 된 앙드레 김이 그를 찾아와도 “뭔데?”라면서 눈도 꿈쩍하지 않은 그였다.

 

사실 그는 땅에 개발을 하는 이다. 충북 제천에, 경남 통영에, 해외엔 네팔과 피지에도 리조트를 얹혀놓았거나 곧 착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제주에도 리조트를 짓겠다며 나섰다. 그는 리조트 업계에서는 ‘이단’에 속한다.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을 담을까’를 고민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까’를 구상한다. 그래서 그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 한다. 통영에 지은 리조트는 아주 낮게 땅 위에 얹혀 있다. 그 리조트는‘대한민국 토목건축기술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땅과 호흡을 한다.

 

“난 제주도를 사랑해. 특히 한라산을 사랑하지. 한라산은 이 세상에서 유일한 산이야. 아주 부드럽게 흘러가는 산이지. ‘한라’라는 뜻은 ‘크게 안겠다’는 것인데, 그 이름이 좋아. 제주도에서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도‘제주스러움’을 지켜야 해.”

 

그가 강조하는 ‘제주스러움’은 무엇일까. 그건 제주의 자연을 깨트리지 말라는 경고였다. 그는 ‘제주도는 아무나 들어오고 있다’며 한탄을 할 정도였다.

 

“한 번 개발되면 절대 회복되지 않아. 개발은 땅과 그 주변 환경을 읽는 것이지. 어떻게 땅과 어울릴까를 고민해야 해. 대한민국이라면 ‘한국인’에 맞춰야 하듯, 제주도에서 개발을 한다면 ‘제주도민’에 맞춰야지. 그러려면 제주도다워야 해. 헬스케어? 자기자본은 20% 뿐이더군. 분양을 해서 돈을 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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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들어오는 제주도'에 대해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ES리조트 이종용 회장. 외국인 토지 보유도 어렵게 해야 한다며 제주도를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인이 넘쳐나고, 숱한 관광객이 쏟아지는 그런 현상에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인 토지 보유도 어렵게 해야 한다고 경고를 했다. 그는 또한 남들은 다들 달려들어서 하려는 투자진흥지구 지정도 싫어한다.

 

“투자진흥지구가 있지? 이것저것 면제를 해주잖아. 그 돈은 정부 돈이고, 제주도 돈이야.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돼서 그걸 면제 받으면 빚지는거야.”

 

그는 리조트를 하나의 마을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그는 사람을 재우는 것에 급급한 리조트가 아닌, 그 리조트에 문화를 심으려 한다.

 

“난 토목을 굉장히 싫어해. 나는 개발을 할 때 그 땅에 대한 송구스런 마음을 가져. 주어진 조건을 어떻게 보완을 할지를 고민하고, 나무도 주변에 있는 걸 사용하지.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땅에 대한 외경심이 없으면 안돼.”

 

그는 개발을 하면서도 제주의 자연을 마구 파괴하는 개발은 있을 수 없다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토목을 말할 때는 ‘굉장히’에 아주 강한 톤을 집어넣을 정도였다.

 

그에게 카메라를 갖다 대자 “혼이 빠져나간”다고 하는 바람에 몇 장 찍지는 못했다. 그는 문명과 도시가 주는 피로에서 ‘일탈’을 하려는 이를 위해 리조트를 꾸민다고 했다. 제주에서 그가 꿈꾸는 리조트는 인허가 단계이다. 리조트의 ‘이단’인 그가 제주라는 고귀한 땅에 뿌리내릴 리조트는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지 벌써 궁금하다.

 

<김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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